혹시 ‘나는 그루트다’라는 말을 들어보셨나요?
마블 영화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를 보신 분들이라면 분명 기억하실 거예요. ‘나는 그루트다(I am Groot)’라는 한 마디만 반복하면서도 묘하게 귀여운 나무 캐릭터, 그루트!
사람처럼 걷고 말하는 나무 생명체로 등장한 그루트는 전 세계적으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데요. 그런데 혹시 알고 계셨나요? 현실에서도 나무 인간이라는 별명을 가진 진짜 희귀병이 존재한다는 사실을요.
이 글에서는 나무인간 증후군이라는 이름의 실제 질환에 대해 알아보려 해요. 놀랍고도 안타까운 이 질환, 지금부터 하나씩 설명드릴게요.
나무처럼 변해가는 피부, 정말 있을 수 있는 일인가요?
나무인간 증후군의 공식 명칭은 유두상표피이형성증(Epidermodysplasia Verruciformis)이에요. 이름은 생소하고 복잡하지만, 간단히 말하면 피부에 나무껍질처럼 딱딱하고 거친 사마귀가 무분별하게 자라나는 희귀 피부질환이에요.
이 병을 앓고 있는 사람들은 손과 발, 얼굴 등에 나무껍질 같은 조직이 자라면서 외관상 마치 나무 인간처럼 보이게 돼요. 세계적으로도 보고된 사례는 약 200건 이하로 매우 적은데요, 수백만 명 중 한 명 이하의 비율로 발생하는 아주 드문 질환이랍니다.
이처럼 유병률이 극히 낮은 이유는 상염색체 열성 유전 질환이기 때문이에요. 부모 모두에게 특정 유전자 돌연변이가 있어야만 자녀에게 발현될 수 있기 때문에, 일반적인 인구에서는 거의 볼 수 없어요.
이유 없는 사마귀가 계속 생긴다면, 면역의 이상일지도 몰라요
이 증후군의 주요 원인은 HPV(인유두종 바이러스)의 특정 유형과 관련이 있어요. 대부분의 사람들에게는 큰 문제가 되지 않는 이 바이러스가, 이 질환을 가진 사람들에게는 유전적인 면역 결함 때문에 과민하게 반응하게 되죠.
특히 피부의 각질 형성 세포를 조절하는 유전자의 이상으로 인해, 피부 표면에 사마귀가 끝도 없이 증식하면서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두꺼워지고 나무껍질처럼 굳어져 가요.
단순한 피부병이 아닌, 삶 전체를 바꿔 놓는 질환이에요
나무인간 증후군의 가장 큰 문제는 사마귀가 빠르게, 그리고 넓게 퍼진다는 거예요.
처음에는 손가락 끝이나 발등처럼 눈에 띄지 않는 부위에서 시작되지만, 점점 얼굴이나 목, 몸통, 심지어는 관절 부위까지 퍼질 수 있어요.
이렇게 되면 컵을 들거나 글씨를 쓰는 일도 어려워지고, 감염된 부위가 자외선에 지속적으로 노출되면 피부암으로 발전할 위험도 커져요. 외모적인 변화뿐 아니라 기능적인 문제까지 동반되기 때문에, 조기 발견과 꾸준한 관리가 정말 중요해요.
치료가 어렵다고 포기할 순 없어요
아쉽게도, 현재까지 이 질환을 완치할 수 있는 치료법은 없어요.
하지만 증상을 조절하고 재발을 늦추는 방향으로 여러 치료법이 시도되고 있어요.
대표적인 방법은 레이저 시술이나 외과적 제거를 통해 과도하게 자란 피부조직을 제거하는 것이고, 경우에 따라 레티노이드계 약물이나 면역 조절제도 사용돼요.
하지만 중요한 것은 무엇보다 지속적인 관리예요. 이 질환은 재발이 잦고 피부암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피부 보호와 자외선 차단이 매우 중요하답니다.
‘나’와는 멀게만 느껴지나요? 그렇지만 지켜야 할 이야기예요
나무인간 증후군은 우리가 흔히 겪는 피부질환과는 차원이 다른 고통을 동반해요.
단지 외모의 문제를 넘어서서, 일상과 건강, 심지어는 사회적 관계까지 영향을 줄 수 있는 질환이에요.
이처럼 드물지만 강렬한 존재감을 가진 질환에 대해 우리가 조금 더 알고, 관심을 갖는다면, 비슷한 고통을 겪고 있는 이들에게 큰 위로가 될 수 있을 거예요.
우리가 그루트를 귀엽게 바라보는 것처럼, 현실의 나무 인간들에게도 조금 더 따뜻한 시선이 닿기를 바라며 글을 마무리합니다.